우연히 2018 정올 예선 문제들의 출처를 찾아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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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듀드니(Henry Dudeney)는 샘 로이드, 마틴 가드너 등과 함께 19-20세기의 수학 퍼즐 시대를 풍미하던 수학자였습니다.
그의 활동기로부터 100년 가량 지난 때에 열린 2018년 정보올림피아드 예선은 검수를 했는지 의심될 정도로 수많은 문제점이 터져 나온 대회였습니다. 말하면 끝도 없지만, 이 글의 초점은 아닙니다. 이 대회를 7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이야기하고 있는 이유는, 수학 퍼즐을 수집하다가 2018 정올 예선의 일부가 헨리 듀드니의 퍼즐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1
동네의 어려운 아이들에게 매주 조금씩 용돈을 나눠주는 것을 즐기는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가 있었다. 하루는 이 할아버지가 다음 주에 네 명이 더 오게 된다면 용돈을 천원씩 덜 줄 수 밖에 없겠구나 라고 얘기했다. 그랬더니 다음 주에는 더 어려운 친구들에게 용돈을 주라며 그 지난주 보다 다섯 명이 덜 오게 되었다. 그래서 모인 아이들은 이천원씩을 더 받아가게 되었다. 한 명이 받아간 돈은? 단, 할아버지가 매주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는 용돈의 총합은 같다.
이 문제는 헨리 듀드니의 Generous Gifts 문제입니다.
A generous man set aside a certain sum of money for equal distribution weekly to the needy of his acquaintance. One day he remarked: “If there are five fewer applicants next week, you will each receive 2 shillings more.” Unfortunately, instead of there being fewer there were actually four more persons applying for the gift. “This means,” he pointed out, “that you will each receive one shilling less.” Now, how much did each person receive at that last distribution?
5명 덜 오는 것과 4명 더 오는 것이 뒤바뀐 점만 제외하면 동일한 문제입니다. 안타깝게도 번역에 몇 가지 문제점이 있었는데요…
- 가장 치명적인 오류로, “equal distribution“은 각 아이한테 똑같이 나눠준다는 뜻인데 매주 나눠주는 총합이 같다는 것으로 오역해서 정답이 없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 그런데 “총합“이 어디서 온 걸까요? 바로 “sum of money“입니다. 하지만 이건 돈의 총합이라는 뜻이 아니라 그냥 액수를 의미합니다. Sum이라고 다 합을 뜻하는 게 아니에요…
- 큰따옴표가 사라져서 끔찍한 비문이 되었습니다. 할아버지가 네 명이 더 온다고요?
2
한 농부가 시장에 가서 백마리의 동물을 구매하는데 총 일천만원이 들었다. 송아지 한마리에 오십만원, 새끼양 한마리에 일십만원, 그리고 토끼는 한마리에 오천원이 들었다면, 농부가 구매한 토끼는 몇 마리인가?
헨리 듀드니의 Market Transactions 문제입니다.
A farmer goes to market and buys 100 animals at a total cost of £100. The price of cows being £5 each, sheep £1 each, and rabbits 1s. each, how many of each kind does he buy? Most people will solve this, if they succeed at all, by more or less laborious trial, but there are several direct ways of getting the solution.
풀이에서 각 동물을 한 마리는 샀다는 걸 가정하는데 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원래는 심심풀이 퍼즐로 낸 문제라서 어느 정도의 모호성은 이해가 되지만, 대회 문제로 그대로 옮기진 말았어야 할 것 같습니다.
3
어떤 사람이 바람 방향으로 자전거를 타고 1 km를 가는데 3분이 걸렸다. 바람의 세기가 동일한 상태에서 돌아오는 길은 4분이 걸렸다면, 바람이 불지 않을 때는 1 km를 가는데 얼마나 걸릴까? 단, 자전거 페달을 밟는 힘은 항상 일정하다.
이것도 헨리 듀드니의 Riding in the Wind 문제입니다.
A man on a bicycle rode a mile in 3 minutes with the wind at his back, but it took him 4 minutes to return against the wind. How long would it take him to ride a mile if there was no wind?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가정이 다 빠져있는 이유는 바로 원본이 심심풀이 퍼즐로 낸 문제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아무튼 이것도 대회 문제로 그대로 옮기진 말았어야 할 것 같습니다.